왜 우리는 밴쿠버가 아니라 ‘버나비’를 선택하려고 할까
— 아이 둘 워킹맘 가족의 현실적인 지역 결정 기록

도시는 정했는데, 동네에서 다시 멈췄다
토론토와 밴쿠버 사이에서 긴 고민을 거쳐 마음이 조금씩 정리되자 이제는 이런 질문이 남았다.
“그럼 밴쿠버 어디에서 살아야 할까?”
막연히 ‘밴쿠버’라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도시보다 동네 선택이 훨씬 더 현실적인 문제였다.
아이 둘을 키우고 남편은 새로운 진로를 준비하고 나는 워킹맘으로서 다시 일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서 다운타운 중심의 삶은
생각보다 우리 가족과 맞지 않았다. 그렇게 하나씩 조건을 지워가다 보니 자연스럽게 남은 곳이 버나비(Burnaby)였다.
왜 처음부터 버나비였던 건 아니다
솔직히 말하면 처음부터 버나비를 목표로 한 건 아니다. 처음엔 누구나 그렇듯
- 밴쿠버 다운타운
- 바다 보이는 집
- 영화 같은 풍경
을 떠올렸다. 하지만 조금만 현실적인 계산을 해보면 그 이미지들은 곧 질문으로 바뀐다.
- 아이 둘과 살기에 괜찮은 공간일까
- 월세를 감당할 수 있을까
- 출퇴근과 통학이 동시에 가능한 구조일까
이 질문들에 다운타운은 점점 답이 되지 않았다.
아이 둘을 키우는 가족에게 가장 중요했던 기준
우리가 지역을 다시 보게 된 기준은 단순했다. “아이 둘과 일상이 가능한가?” 이 기준으로 보면 버나비는 생각보다 많은 점수를 받았다.
주거 환경
- 다운타운보다 상대적으로 넓은 주거 공간
- 콘도·타운하우스 선택지 다양
- 아이 둘이 함께 생활하기에 현실적인 구조
아이들이 커갈수록 ‘공간’은 단순한 집 이상의 의미가 된다. 서로 부딪히지 않고 각자의 리듬을 가질 수 있는 공간은 부모의 체력과 직결된다.
교육과 생활 인프라, ‘적당함’의 힘
버나비가 마음에 들었던 이유는 뛰어나서가 아니라 과하지 않아서였다.
교육 환경
- 공립학교 접근성 좋음
- 이민자 가정 비율 높음
- 경쟁보다 적응을 중시하는 분위기
아이에게“잘해야 한다”보다 “괜찮다”는 메시지를 주고 싶다는 생각이 이 지역의 분위기와 잘 맞아 보였다.
생활 인프라
- 쇼핑몰, 병원, 도서관, 공원 밀집
- 생활 반경이 비교적 компакт
- 차가 없어도 가능한 동선
워킹맘에게 ‘동선이 단순하다’는 건 하루의 피로도를 크게 좌우한다. 물론 거주하다보면 거리가 어느정도 있어서 차가 필요할 가능성이 더 높다.
남편의 준비, 나의 재시작을 함께 고려했을 때
지역을 정할 때 우리는 항상 두 가지를 동시에 놓고 봤다.
- 남편의 준비가 가능한가
- 나의 재시작이 가능한가
버나비는 밴쿠버 시내와 가깝지만 생활비와 속도는 조금 낮다.
- 남편이 컬리지나 현장 이동을 하기에도 무리 없고
- 내가 파트타임이나 재취업을 시도하기에도 부담이 덜하다
이 ‘중간지점’ 같은 성격이 지금 우리 가족에게는 오히려 장점으로 다가왔다.
워킹맘으로서 느낀 버나비의 가장 큰 장점
정보를 아무리 찾아봐도 결국 마지막에 남는 건 감정이다. 버나비를 상상할 때 나는 이런 그림이 그려졌다.
- 아이 등하교 후 집에 돌아오는 일상
- 무리하지 않는 속도의 하루
- 일을 하더라도 삶이 먼저인 구조
물론 여기서도 쉽지 않은 순간은 있을 것이다.
하지만 “버티는 삶”보다는 “조절하는 삶”에 가깝다는 느낌이 들었다.
버나비 선택이 의미하는 것
버나비를 선택한다는 건 사실 이런 선택이기도 하다.
- 가장 화려한 선택은 아니지만
- 가장 무난한 선택도 아니고
- 지금 우리 가족에게 가장 감당 가능한 선택
이민을 준비하면서 점점 확신하게 된 게 있다. 완벽한 도시는 없다는 것. 다만 지금의 나에게 맞는 도시는 있다.
우리는 ‘지금의 우리’를 기준으로 버나비를 고른다
4편을 쓰는 지금, 우리는 아직 캐나다에 가지 않았다.
하지만 지역에 대한 생각만큼은 조금 더 분명해졌다. 버나비는 꿈을 과장하지 않아도 되는 곳, 아이와 부모가 동시에 숨 쉴 수 있는 곳,
그리고 실패하더라도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은 곳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우리는 밴쿠버 중에서도 버나비를 선택하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고 있다. 벤쿠버에는 토론토 보다는 다국적기업이 작고 취업할 회사가 큰 인지도가 있는 회사가 적긴하지만 찾아봐야 할 것 같다.